보험부채는 얼마입니까?
물어볼 시장이 없습니다.
채권은 간단합니다. 시장에 물어보면 가격이 나오고, 가격에서 수익률을 역산하면 됩니다. 그런데 보험부채는 거래되지 않습니다. 가격을 물어볼 곳이 없습니다. 2부에서는 이 한 가지 사실이 어떻게 Spot을 유일한 선택지로 만드는지, 그리고 K-ICS가 그것을 어떤 문장으로 규정해 두었는지 따라갑니다.
보험부채에는 '시세'가 없습니다
K-ICS 해설서는 이 사실을 아주 짧게, 그러나 명확하게 적어 두었습니다. 보험부채 할인율 전체 체계의 첫 문장이라고 봐도 됩니다.
"보험부채는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현금흐름 방식으로 공정가치를 산출하며, 공정가치 평가에 사용할 할인율을 정의할 필요"
"이때, 보험부채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할인율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시장 데이터를 이용하여 할인율을 산출"
두 문장에 두 개의 '없다'가 들어 있습니다. 가격이 없고, 그 부채에 맞는 할인율도 없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빌려 와야 합니다. 이 빌려 오는 과정 전체가 "제5장 보험부채 할인율"입니다.
대비해 보면 규정의 온도차가 보입니다
자산 쪽 조문은 한 줄이면 끝납니다.
"시장성이 있는 주식과 채권은 시장가격으로 평가한다."
보험부채 쪽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현행추정부채는 보험계약 장래 현금흐름(직접ㆍ간접 계약체결비용 및 계약유지비용 포함)을 확률론적 시나리오로 할인한 현재가치의 가중평균으로 산출한다."
한쪽은 "가격으로 평가한다", 다른 쪽은 "현금흐름을 할인한 현재가치로 산출한다". 동사가 다릅니다. 자산은 읽는 것이고, 부채는 짓는 것입니다.
보험계약의 현금흐름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YTM은 세 겹으로 막힙니다
① 역산할 대상이 없습니다. YTM은 가격에서 거꾸로 푸는 값입니다. 그런데 K-ICS가 구하려는 것이 바로 그 가격입니다. 가격을 구하려고 가격이 필요한 순환이 생깁니다.
② 현금흐름이 확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해지율·위험률·사업비 가정이 바뀌면 현금흐름의 모양 자체가 바뀝니다. 1부에서 본 것처럼 YTM은 현금흐름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 값입니다. 기준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
③ '만기'라는 게 없습니다. 37.5년 시점에 발생하는 보험금 하나에 "이 현금흐름의 만기수익률은 몇 %인가"라고 물으면, 그 질문 자체가 정의되지 않습니다.
③번이 특히 결정적입니다. YTM은 '현금흐름 다발 전체'에 대해서만 정의되는 개념입니다. 흩어진 개별 현금흐름 하나하나를 값매기려면, 다른 언어가 필요합니다.
시간의 가격표를 먼저 만든다
K-ICS의 답은 별표22 제5장 첫 두 줄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가. "할인율은 화폐의 시간가치(time value of money)를 현행추정현금흐름에 조정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나. "화폐의 시간가치를 고려하기 위해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에 기반을 두어 기간별로 다른 할인율(금리기간구조)을 사용한다."
"시간가치"와 "기간별로 다른". 이 두 표현이 전부를 결정합니다. 시간가치는 시점(t)의 함수입니다. 상품의 함수가 아닙니다. 그런데 YTM은 상품의 함수입니다. 처음부터 층위가 다릅니다.
보험계약을 시점별 현금흐름으로 완전히 해체하고, 각 현금흐름을 그 시점에 만기가 도래하는 무위험 무이표채로 복제한 뒤, 복제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부채의 가치로 정의한다.
이 사상 아래에서 필요한 정보는 단 하나입니다 — "t년 뒤의 1원은 지금 얼마인가." 그리고 그것이 1부에서 본 현물금리의 정의 그 자체입니다. Spot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이 사상의 언어 자체입니다.
규정도 '전환하라'고 말합니다
② "국고채 수익률은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시하는 국고채의 만기별 채권시가평가기준수익률(민평평균)을 현물이자율로 전환하여 산출한다."
③ "만기별 수익률을 현물이자율로 전환 시에는 Smith-Wilson 보간법을 사용한다."
해설서는 그 이유를 직접 밝힙니다.
"원화 무위험 금리기간구조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시하는 국고채금리(만기수익률)를 사용"
"다만, 현금흐름(CF)을 할인하기 위해서는 만기수익률을 현물이자율로 전환해야 하므로 Smith-Wilson 보간법을 적용하여 현물이자율로 전환하여 무위험 금리기간구조 산출"
YTM은 재료일 뿐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이 제도 설계 단계에서 이미 확정되어 있습니다. 시장이 YTM으로 말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시장이 Spot 구조를 상품 단위로 요약해 발화한 방언에 가깝습니다. 원형으로 되돌린 뒤에야 부채 평가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 논거 — 현금흐름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가 2부의 핵심입니다. 채권은 현금흐름이 계약상 확정되어 있어 YTM이라는 요약값이 안정적으로 성립합니다. 보험부채는 그렇지 않습니다.
(2) "확률론적 금리시나리오는 최소 1,000개 이상으로 한다."
시나리오마다 최저보증 작동 여부가 달라지고, 공시이율이 달라지고, 계약자 행동이 달라집니다. 결과적으로 1,000개의 서로 다른 현금흐름 패턴이 생성됩니다.
이 독립성이 있어야 비로소 "가정 변경의 효과"만 따로 떼어 측정할 수 있습니다. 옵션·보증의 시간가치(TVOG) 산출이 정확히 그 구조입니다.
"옵션 및 보증의 시간가치(TVOG)는 확률론적 시나리오에 의해 산출된 값에서 결정론적 시나리오에 의해 산출된 값을 차감한 금액으로 산출한다."
이 뺄셈이 의미를 가지려면 두 값이 같은 자(尺) 위에서 계산되어 있어야 합니다. 할인 척도가 시나리오마다 달랐다면, 차감 결과는 옵션 가치가 아니라 할인율 차이의 잔재가 됩니다.
검증의 언어까지 이미 Spot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방증은 확률론적 시나리오의 결과적정성 검증 기준입니다.
"확률론적 금리시나리오의 평균이 수익률곡선과 통계적으로 일치하여야 한다."
"시나리오별 무이표채 현가의 평균이 수익률곡선의 무이표채 현가와 95% 신뢰수준에서 일치하여야 함"
시장일관성을 무엇으로 검증하는지 보십시오. 무이표채 현가입니다. 무이표채 현가는 곧 Spot의 정의입니다. K-ICS는 부채 평가의 결과뿐 아니라 검증 기준까지 Spot 공간에서 정의해 두었습니다. 여기서 YTM이 끼어들 자리는 애초에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고채는 20년에서 끝나고, 보험부채는 50년을 갑니다
문제가 하나 남습니다. Spot 곡선을 쓰기로 했는데, 시장에 그렇게 긴 금리가 없습니다. K-ICS는 이를 구간을 나누어 해결합니다.
"관찰 가능한 시장정보의 유무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개의 구간(관측, 수렴, 보간)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1) (관측구간) "국고채 등 시장정보에 기반하여 결정되는 구간으로, 최종관찰만기(LOT)까지의 국고채 수익률을 이용하여 무위험이자율을 산출한다."
(2) (수렴구간) "시장에서 관찰 가능한 시장정보가 없어 장기선도금리에 기반하여 결정되는 구간으로, 이 구간의 선도금리가 장기선도금리(LTFR)에 수렴하도록 무위험이자율을 산출한다."
(3) (보간구간) "관측구간과 수렴구간 사이의 보간을 통해 결정되는 구간으로, 이 구간의 금리기간구조는 Smith-Wilson 보간법을 사용하여 추정한다."
여기서 다시 Spot과 Forward의 관계가 등장합니다
1부의 Figure 6을 기억하십니까. Spot ↔ Forward는 왕복이 되고, YTM은 편도라는 그림이었습니다. 그게 왜 중요한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수렴구간의 정의를 다시 보십시오 — "이 구간의 선도금리가 장기선도금리에 수렴하도록". 수렴은 선도금리 공간에서 정의됩니다. LTFR 자체가 선도금리이기 때문입니다.
"장기선도금리란 최종관찰만기 이후의 구간에 적용하는 선도금리를 말한다."
"장기선도기준금리는 실질이자율의 장기평균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의 합으로 산출한다."
즉 K-ICS 금리곡선의 실질적 작업 공간은 선도금리이고, 최종 산출물은 현물금리이며, 둘은 정보 손실 없이 왕복합니다. YTM 공간에는 이 왕복 경로가 없습니다. LTFR 외삽이라는 설계 자체가 Spot 기반 체계에서만 가능합니다.
자산과 부채를 같은 좌표계에 올려두기 — 변동성 조정
"변동성 조정이란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순자산가치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보험부채의 할인율에 가산하는 스프레드를 말한다."
"신용 경색에 따른 순자산가치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보험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위험 스프레드 중 일부를 보험부채 할인율에 가산하여 금리변동 시 자산과 부채가 일관되게 변동하도록 조정할 필요"
이 장치가 성립하는 전제가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가 같은 기반 곡선 위에 놓여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K-ICS는 자산 가격을 ① 모든 자산·부채가 공유하는 무위험 금리기간구조 + ② 그 자산만의 스프레드로 분해합니다. 공통 기반이 Spot 곡선이기 때문에 ①과 ②를 분리할 수 있고,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①에만 조정을 가할 수 있습니다. YTM은 상품마다 다르므로 애초에 '공통 축'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 제도 | 할인율 기준 | 장기구간 처리 |
|---|---|---|
| K-ICS | 조정 무위험 금리기간구조 (현물) | 관측 · 보간(Smith-Wilson) · 수렴(LTFR) |
| Solvency II | EIOPA 공시 무위험 곡선 (무이표 현물) | LLP 이후 Smith-Wilson으로 UFR 수렴 |
| IAIS ICS | 3-segment 할인곡선 (현물) | 관측 · 보간 · 외삽 3구간 |
| IFRS 17 | 현금흐름 특성을 반영한 수익률곡선 | 관측 불가 구간은 추정 (기준서상 명시적 방법 미지정) |
* 명칭과 세부 모수는 제도마다 다르지만, 구조는 사실상 동일합니다.
어느 제도도 보험부채를 YTM으로 할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제도도 "관측 + 보간 + 외삽"이라는 3구간 골격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는 K-ICS 고유의 보수적 선택이 아니라, 시가평가 기반 지급여력제도의 공통 기술표준입니다.
그럼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어떨까
회사가 감수하는 것
- 통제 불가능성LOT·CP·LTFR 모두 감독당국이 정하는 값. 부채 규모가 회사 밖에서 결정
- 시스템 부담모든 계약을 시점별 현금흐름으로 분해하고 1,000개 시나리오로 재계산
- 장기구간 민감도관측되지 않는 구간의 가정 변화가 부채에 크게 반영
그럼에도 대안이 없는 이유
- 비교가능성회사마다 다른 곡선을 쓰면 지급여력비율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음
- 자의성 차단할인율 선택으로 부채 규모를 조정할 여지를 제거
- ALM 신호만기별 현금흐름 대응이라는 실질적 위험관리 유인을 생성
회사 입장의 불만은 정당한 지점이 있습니다. 특히 부채의 상당 부분이 시장에서 관측되지 않는 구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구조적 부담입니다. 다만 그 대안이 "회사가 정한 할인율"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남는 논점은 Spot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LOT를 얼마로 볼 것인가, LTFR을 어떻게 산출할 것인가입니다. 실제 국제 논의도 그 지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험부채는 가격이 없으므로 현금흐름으로 해체할 수밖에 없고, 해체된 현금흐름을 평가하려면 시점별 무이표채 가격이 필요하며, 그것이 곧 Spot입니다. YTM은 가격이 관측된 이후에야 성립하는 사후적 요약값이므로, 이 과정의 어느 단계에도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이제 곡선이 완성됐습니다. 그런데 요구자본은?
2부에서 우리는 조정 무위험 금리기간구조라는 자(尺)를 만들었습니다. 이 자로 자산도 재고, 부채도 재면 순자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지급여력제도가 묻는 것은 "지금 순자산이 얼마인가"가 아닙니다. "금리가 요동치면 순자산이 얼마나 줄어드는가"입니다. 그러려면 이 자를 흔들어야 합니다.
3부에서는 그 흔드는 방식을 봅니다. 별표22는 "금리충격 스프레드는 현물이자율에 반영하며, 만기수익률에 적용할 수 없다"고 드물게 명시적으로 금지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강한 문장이 필요했는지, 그리고 금리평탄·경사 시나리오가 왜 YTM 공간에서는 아예 정의될 수 없는지 해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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