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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성보험은 왜 안 팔릴까? IFRS17과 GA 쏠림의 부작용

은행에서 목돈을 맡기는 저축성보험은 줄고, 설계사가 판매하는 건강·종신보험은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판매 장소가 바뀌는 문제가 아니다. 보험사가 어떤 상품을 팔고 싶어 하는지가 달라지고 있다.

핵심은 보험료를 얼마나 많이 받았느냐보다, 얼마나 이익이 남는 계약을 확보했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1. 현재 상황: 줄어드는 은행 판매, 커지는 대리점

방카슈랑스는 은행 등 금융기관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법인보험대리점은 GA라고 부른다.

2026년 9월 8일 보도된 생명보험 판매 통계에서는 은행 채널의 위축과 대리점 채널의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43.5% 7월 방카 신계약 건수
전년 동월 대비
51.1% 7월 대리점 채널 비중
신계약 건수 기준
57.9% 7월 대리점 채널 비중
기사상 보험료 기준

자료: 파이낸셜뉴스, 2026.9.8 . 대리점 채널 통계를 GA 단독 점유율과 완전히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수치는 저축성보험의 주요 판매 통로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은행 판매 감소만으로 저축성보험 전체가 사라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상품별 판매량과 다른 채널의 움직임까지 함께 봐야 한다.

판매의 질도 점검 대상이다. 같은 날 보도에서는 손보 방카슈랑스 청약철회율이 10%를 넘는 회사가 다수 확인됐다. 청약철회는 가입 직후 계약을 취소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유지한 계약을 해지하는 것과는 다르다. 비율 상승만으로 불완전판매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가입 당시 설명과 고객의 이해가 충분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관련 보도

2. 왜 안 팔릴까? 보험사의 성적표가 바뀌었다.

“저축성보험은 팔아봐야 회계상 빚”이라는 말은 이해하기 쉽지만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미래에 고객에게 돈을 지급할 의무는 원래 존재했다. 새 회계기준이 없던 빚을 만든 것은 아니다.

IFRS17은 보험료를 받았다는 사실과 보험서비스를 제공해 이익을 벌었다는 사실을 구분한다. 고객에게 돌려줄 투자요소는 보험수익에서 제외한다. 이는 저축성보험뿐 아니라 투자요소를 포함한 다른 보험계약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 100만 원이 들어와도, 그 전부가 보험사의 매출이나 이익은 아니다. 미래에 고객에게 돌려줄 돈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 계약을 관리하는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돈이 들어왔다’와 ‘돈을 벌었다’는 다르다. IFRS17이 강조하는 구분이다.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지표가 CSM, 즉 보험계약마진이다. 쉽게 말해 계약에서 앞으로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며 벌 것으로 예상되는, 아직 이익으로 인식하지 않은 몫이다. 지금 당장 확보한 현금이나 확정된 순이익은 아니다.

저축성보험은 받은 돈을 운용해 고객에게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고, 그 차이 등에서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회사가 기대하는 높은 운용수익을 모두 판매 시점의 CSM으로 앞당겨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상품 설계에 따라 보험서비스 마진을 더 크게 확보할 수 있어 CSM 중심의 경영 목표에 상대적으로 잘 맞는다.

회계상 구분: 자산 운용에서 발생하는 투자손익과 보험부채에서 발생하는 보험금융손익은 서로 다르다. 계약 구조에 따라 이익의 측정·인식 방식도 달라지므로, 모든 저축성보험의 이익을 한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IFRS Foundation 설명

여기에 고객에게 제시할 금리, 최저보증 부담, 판매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저축성보험을 적극적으로 팔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 이익이 무조건 없어서가 아니라, 판매 비용과 위험까지 감안한 매력이 달라진 것이다.

3. 시장의 반응: 보장성보험과 GA로 이동

보험사는 영업 예산과 인력을 원하는 상품을 많이 팔 수 있는 채널에 배분한다. 은행은 목돈을 가진 고객에게 접근하기 좋고, GA는 상담을 통해 건강·질병·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을 판매하는 데 강점이 있다.

성과 평가에서 CSM·보험서비스 이익의 중요성 확대
보장성보험에 영업자원 배분
보장성 판매에 강한 GA 활용 확대
판매량뿐 아니라 수수료·계약 유지의 질이 중요해짐

이 흐름을 보험사의 근시안으로만 볼 수는 없다. 회사는 달라진 평가 기준과 실제 수익성에 반응한다. 다만 GA를 통한 판매가 자동으로 저렴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모집비용과 유지율까지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도 영향을 준다. 저축성보험의 금리와 자금이 묶이는 기간, 중도해지 조건이 다른 저축·투자 수단보다 매력적이지 않다면 선택받기 어렵다. 결국 판매 감소는 보험사의 공급 전략과 소비자의 선택이 함께 만든 결과로 봐야 한다.

4. 부작용: 많이 파는 것과 잘 파는 것은 다르다

① 미래 이익이 가정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

CSM은 고객이 얼마나 오래 계약을 유지하고 보험금이 얼마나 지급될지 등을 추정해 계산한다. 무·저해지 상품은 중도해지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를 낮춘 구조여서, 실제 해지행태가 예상과 달라지면 수익성도 달라질 수 있다.

상품에 따라 해지가 늘어날 때와 줄어들 때의 영향은 다르다. 따라서 ‘유지율은 높을수록 무조건 좋다’거나 ‘해지가 늘면 항상 손해’라고 단정하기보다, 판매 당시 가정과 실제 경험을 비교해야 한다.

② GA 의존도가 높아지면 판매비용과 소비자 위험이 커진다

보험사가 특정 GA에 의존할수록 수수료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판매 장려금 경쟁이 커지고, 기존 보험을 해지시켜 새 상품으로 바꾸는 승환계약이 늘면 고객의 손실과 보험사의 계약 유지 문제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③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과 잘 팔리는 상품이 달라질 수 있다

노후소득이나 장기 저축이 필요한 고객에게도 보험사가 판매를 장려하는 보장성 상품이 우선 추천될 수 있다. 보험사의 CSM이 높은 상품과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보장성보험을 저축상품처럼 설명하는 판매 관행도 경계해야 한다.

④ 장기자금 공급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저축·연금보험으로 유입된 자금은 장기채권 등으로 운용될 수 있다. 유입이 줄면 장기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저축성보험 감소가 곧바로 초장기 국채 매수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보장성보험의 현금흐름, 기존 계약의 만기, 금리, 자산·부채 만기 관리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5. 구조적 변화와 감독 대응: 판매량보다 계약의 질

저축성보험 판매를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 자체가 감독의 목표일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저축성보험 축소가 회계제도의 목적이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회계는 보험사업의 경제적 실질을 보여주기 위한 기준이고, 상품 선택은 그 기준과 회사의 경영 목표, 시장 여건이 함께 만든 결과다.

점검 대상 감독이 확인할 질문
CSM의 질 해지율·보험금·사업비 가정이 실제 경험과 맞는가?
판매보수 단기 판매량보다 계약 유지와 적합한 판매를 보상하는가?
GA 집중 특정 GA 의존도와 수수료·승환·민원을 함께 관리하는가?
소비자 선택 보장과 저축의 차이, 중도해지 불이익을 충분히 설명하는가?
장기자금 상품 구성 변화가 실제 투자 여력과 만기 관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방카슈랑스 판매비중 규제 완화처럼 판매 통로를 넓히는 정책도 같은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팔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것과 팔고 싶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규제 완화 이후 판매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책 실패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채널 규제만으로 상품 경제성의 변화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저축성보험은 단순히 ‘빚으로 잡혀서’ 외면받는 것이 아니다. 보험사의 성과 기준과 상품별 수익성, 소비자의 선택이 함께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저축성보험을 억지로 더 팔게 하는 일이 아니다. 보장성보험·GA 쏠림이 좋은 계약과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장기 저축·연금 기능에 공백이 생기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자료 기준: 2026년 9월 보도 및 IFRS17 설명. 통계와 해석을 구분했으며, 부작용·감독 대응은 분석 의견입니다.

파이낸셜뉴스 · 저축성상품과 GA 판매 변화
파이낸셜뉴스 · 손보 방카 청약철회율
IFRS Foundation · IFRS17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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