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M과 Spot,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뭐가 다를까요.
채권 이야기가 나오면 늘 따라붙는 두 단어입니다. 만기수익률(YTM)과 현물금리(Spot rate). 비슷해 보이고, 실제 숫자도 소수점 아래에서나 갈립니다. 그런데 이 둘을 헷갈리면 보험부채 평가도, 금리위험 측정도 전부 어긋납니다. 3부작의 첫 편에서는 두 금리가 각각 무엇을 재는 자(尺)인지를 끝까지 분해해 봅니다.
YTM은 무엇인가?
채권을 사면 두 가지가 눈에 보입니다. 지금 내는 돈(가격)과 앞으로 받을 돈들(현금흐름). 이 둘을 이어 붙이는 하나의 숫자, 그게 만기수익률입니다.
채권의 현재가치와 미래 현금흐름을 일치시키도록 할인하는 수익률. 즉, 지금 가격이 정확히 나오게 만드는 단 하나의 할인율입니다.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1년 뒤 이자도, 5년 뒤 원금도 전부 같은 y 하나로 나눕니다. 5년 뒤 돈이 더 오래 기다린다는 사실은 지수(제곱)로만 반영될 뿐, "기다리는 시간의 가격이 시점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YTM에는 세 가지 성질이 붙습니다
① 상품의 값이지, 시점의 값이 아니다. "3년 YTM"은 어떤 3년짜리 채권의 값이지, "3년이라는 시점의 금리"가 아닙니다.
② 가격이 있어야 계산된다. 시장가격에서 역산되는 내부수익률이므로, 가격이 없으면 애초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③ 현금흐름 모양에 따라 값이 변한다. 만기가 같아도 표면금리·이자지급주기가 다르면 YTM은 달라집니다.
③번이 특히 중요합니다. K-ICS 해설서도 이 점을 콕 집어 말합니다 — "만기가 동일하더라도 이자지급주기에 따라 현물이자율과 만기수익률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잠시 뒤 숫자로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Spot 금리는 무엇인가?
Spot의 정의는 의외로 짧습니다. K-ICS 해설서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중간에 현금흐름이 없는 채권의 수익률. 즉, 무이표채(할인채)의 만기수익률.
"중간에 현금흐름이 없다"는 조건이 전부입니다. 중간 이자가 없으면 섞일 것이 없고, 섞일 것이 없으면 그 숫자는 오직 시간만을 값매긴 순수한 금리가 됩니다.
바꿔 말하면 이렇습니다. "t년 뒤의 1원은 지금 얼마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숫자가 st입니다. 상품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 그 자체의 가격표입니다.
그런데 시장은 Spot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하는 국고채 금리는 만기수익률(YTM)입니다. Spot 곡선은 어디에도 게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꾸로 뽑아내야 합니다. 이 작업을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이라 부릅니다.
두 금리를 나란히 놓아보면
이제 같은 시장을 세 가지 언어로 옮겨 적어 봅니다. 데이터는 하나인데, 얼굴이 셋입니다.
| 만기 | 현물금리 Spot | 선도금리 Forward | 만기수익률 YTM | Spot − YTM |
|---|---|---|---|---|
| 1년 | 2.500% | 2.500% (0~1) | 2.500% | — |
| 2년 | 2.650% | 2.800% (1~2) | 2.648% | 0.2bp |
| 3년 | 2.780% | 3.040% (2~3) | 2.775% | 0.5bp |
| 5년 | 2.950% | 3.206% (3~5) | 2.939% | 1.1bp |
| 10년 | 3.150% | 3.350% (5~10) | 3.126% | 2.4bp |
* 국고채 시장 감각에 맞춘 예시 곡선입니다. Forward는 해당 구간의 연환산 선도금리, YTM은 같은 만기 액면발행 이표채 기준입니다.
우상향 곡선 — 장기 Spot > 장기 YTM
앞쪽 이자를 낮은 금리로 할인받는 만큼 평균이 아래로 끌려오기 때문
우하향(역전) 곡선 — 장기 Spot < 장기 YTM
수평 곡선 — 둘이 정확히 일치
결정적 증거: 같은 10년물인데 YTM이 다릅니다
앞서 예고한 확인입니다. 시장의 Spot 곡선은 위 표 하나뿐인데, 표면금리만 다른 두 채권의 YTM을 각각 구해보겠습니다. 한쪽은 최근 발행된 지표물, 다른 한쪽은 고금리 시절에 발행되어 잔존만기만 10년이 된 고이표채입니다.
Spot과 Forward는 왕복이 되고, YTM은 편도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간과되는 지점입니다. Spot과 Forward는 수식 하나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반면 Spot에서 YTM으로는 갈 수 있지만, YTM에서 Spot으로 곧장 돌아오는 길은 없습니다. Smith-Wilson 같은 별도의 변환 장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어디에 무엇을 쓰는가
YTM이 맞는 자리
- 시장 호가채권을 "3.1%에 산다"고 말할 때
- 수익률 비교비슷한 채권 A와 B 중 무엇이 나은지
- 시장 공시국고채 금리, 회사채 금리 발표
- 보유 성과 요약만기 보유 시 대략의 수익 감각
Spot이어야 하는 자리
- 임의 현금흐름 할인이표채가 아닌 흐름의 현재가치
- 파생상품 평가스왑·옵션의 시점별 할인
- 보험부채 평가K-ICS, IFRS 17, Solvency II
- 금리위험 측정곡선 자체에 충격을 주는 모든 계산
쓰임을 가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이미 가격이 있는 것을 요약하는 일"이면 YTM, "가격을 만들어내야 하는 일"이면 Spot입니다.
YTM은 결과를 요약하는 언어, Spot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언어입니다. 시장은 YTM으로 말하지만, 계산은 반드시 Spot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이제 진짜 질문이 남았습니다
여기까지는 개념의 지도였습니다. YTM은 상품을 요약하고, Spot은 시간을 값매깁니다.
그런데 왜 보험부채는 굳이 Spot이어야 할까요? 보험부채에는 애초에 시장가격이 없습니다. 가격이 없으면 YTM은 계산조차 되지 않습니다. 2부에서는 "가격이 없는 부채를 평가한다"는 명제가 어떻게 Spot을 유일한 선택지로 만드는지 따라가 봅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K-ICS 별표22는 "금리충격 스프레드는 현물이자율에 반영하며, 만기수익률에 적용할 수 없다"고 드물게 명시적으로 금지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강한 문장이 필요했는지, 그 이유를 해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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