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시장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발동했다. 사상 처음이다. 장중 진폭은 15%를 넘었고, 지수는 저점에서 상당 폭 되돌린 채 마감했다.
| 구분 | 종가 | 등락 |
|---|---|---|
| 코스피 | 5,663.24 | -360.42p (-5.98%) |
| 코스닥 | 662.68 | -43.17p (-6.12%) |
| 원·달러 환율 | 1,446.7원 | -15.8원 |
| 삼성전자 | 208,500원 | -5.23% |
| SK하이닉스 | 1,401,000원 | -9.61% |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주간 종가 기준.
상승 출발에서 서킷브레이커까지, 3시간 반
코스피 장중 경로. 시간축은 주요 이벤트 시각 기준으로 배치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65.45포인트(1.09%) 오른 6,089.11에, 코스닥은 7.86포인트(1.11%) 오른 713.71에 개장했다. 전날 폭락에 따른 반발 매수가 장 초반을 이끌었고, 코스피는 장중 6,228.52까지 올라 한때 3.4% 상승 구간에 있었다.
흐름이 뒤집힌 것은 오전 중반이다. 반도체주 투매가 재개되면서 10시 55분 코스피, 10시 56분 코스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낙폭은 계속 확대돼 12시 19분 12초 코스닥이, 12시 32분 32초 코스피가 1단계 서킷브레이커로 20분간 거래를 멈췄다. 코스피 발동 당시 지수는 5,531.56으로 전일 종가 대비 8.17% 하락 상태였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하락은 이어져 오후 1시 30분 무렵 5,283선까지 밀렸고, 장중 저점은 5,262.77이었다. 여기서부터 종가 5,663.24까지 7.6% 되돌렸다.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965포인트, 전일 종가 대비 16%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
1단계는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전 종목 거래가 20분간 중단된다.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재개된다.
2단계는 15% 이상 하락에 1단계 발동 지수보다 1% 이상 추가 하락, 3단계는 20% 이상 하락 조건이며 3단계에서는 당일 시장이 곧바로 종료된다. 하루 한 번만 발동 가능하고, 장 종료 40분 전 이후에는 발동되지 않는다.
AI 투자의 회수 속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AI 반도체를 둘러싼 투자 심리가 악화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5% 급락했다.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은 여기서 배가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 논점이 있다. 하나는 구글의 현금흐름 악화다. 빅테크가 천문학적 규모의 AI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만, 이를 수익화해 현금으로 되돌리는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엔비디아를 둘러싼 순환매 논란이다.
둘 다 개별 기업 실적이 아니라 AI CAPEX 사이클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다. 메모리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이 사이클의 연장 가정 위에 서 있는 만큼, 질문이 제기되는 것만으로 디레이팅이 진행된다.
사상 최대인데 컨센서스는 하회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영업이익률 76%), 순이익 93조9,226억원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57%, 영업이익 557% 증가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며, 상반기 누적 매출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주가는 9.61% 하락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가 매출 82조5,827억원, 영업이익 63조1,532억원이었으므로 각각 3.9%, 4.1% 하회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전망치인 매출 81조2,198억원, 영업이익 62조731억원에도 못 미쳤다.
미스의 성격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마진이 훼손된 것이 아니다. 영업이익률 76%는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높다. 시장에서는 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최근 범용 D램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를 상대적으로 덜 누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HBM은 고객사와 계약한 가격·물량 기준으로 공급되는 반면, 범용 D램은 현물·고정거래가격 상승이 실적에 빠르게 반영된다.
즉 이번 미스는 초과이익 소멸이 아니라 제품 믹스와 계약 구조에서 나왔다. 함의는 오히려 양면적이다. 장기공급계약 비중 확대는 상승 국면의 탄력을 깎지만 하강 국면의 낙폭도 함께 줄인다.
확인이 필요한 숫자
순이익 93조9,226억원이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크게 웃돈다. 순이익률로는 118%다. 비영업 항목에서 30조원 이상이 발생했다는 뜻인데, 이것이 일회성인지 반복 가능한지에 따라 이익력 평가가 달라진다. 원인이 특정되기 전까지 이 수치를 그대로 밸류에이션에 쓰기는 어렵다.
지수 구성과 레버리지가 낙폭을 증폭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하락폭은 4.5%였는데 코스피는 장중 12% 넘게 밀렸다. 차이를 만든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지수 내 반도체 집중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메모리 업종의 디레이팅은 곧 지수의 디레이팅이 된다. 업종 조정이 지수 조정으로 그대로 전이되는 구조다.
둘째는 레버리지다. 이 부분이 오늘 낙폭의 성격을 결정했다.
레버리지 ETF 축소 규모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가 기관 대상 시장 보고서에서 밝힌 추정에 따르면,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은 6월 22일 약 525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약 190억달러까지 줄었다.
고점 대비 약 335억달러 감소한 데 더해 이후 62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개인투자자 전체 손실은 약 387억달러(약 56조원)로 추산된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 자료는 씨티 리서치팀의 공식 리서치가 아닌 주식 트레이딩 부문 전략가의 시장 논평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이 확대되면 가격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포지션을 줄인다. 이 청산이 다시 변동성을 키우고, 확대된 변동성이 추가 청산을 부른다. 여기에 전날 저가매수에 들어간 자금의 손절이 겹쳤다. 오늘 장을 기업가치 재평가라기보다 가격발견 실패로 보는 이유다.
수급 해석에는 유보가 필요하다. 기관 순매수가 집계됐더라도 그것이 장기 투자자의 가치매수인지, 레버리지·파생상품 헤지의 반대거래인지는 구분되지 않는다. 확정 투자자별·프로그램 세부 수급이 나오기 전에 기관이 바닥을 만들었다고 읽기는 이르다.
다만 한 가지는 확인됐다.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동안 원화는 오히려 강세였다. 외환시장까지 함께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은 현재 충격이 외화유동성 문제보다 주식시장 내부의 포지션 축소에 가깝다는 방증이다. 물론 하루치 움직임이고 달러 자체의 약세와 분리해 봐야 한다.
같은 질문에 대한 세 개의 답변
| 시각(한국시간) | 일정 |
|---|---|
| 7/30 03:00 | FOMC 결과 발표 |
| 7/30 05:30 | 메타 실적 컨퍼런스콜 |
| 7/30 06:30 |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컨퍼런스콜 |
| 7/30 10:00 | 삼성전자 2분기 확정실적 컨퍼런스콜 |
지수 관점에서 보면 셋은 사실상 하나의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변이다. AI CAPEX가 계속되는가.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투자 계획 발언이 2장의 논점에 직접 답하고, 삼성전자 컨콜이 3장의 논점에 답한다.
삼성전자에서 볼 것은 확정 영업이익 자체가 아니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에는 DS 부문 성과급 충당금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106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봐야 할 것은 부문별 실질 이익력, 하반기 DRAM·NAND 계약가격 방향, HBM 고객 인증 일정, 2027년 공급 증가율, 그리고 CAPEX와 잉여현금흐름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오늘 컨센서스 경로에서 4% 이탈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같은 방향인지 아니면 범용 D램 비중 덕에 반대로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메모리 사이클 디레이팅이라는 서사가 맞는지를 가르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결론
바닥이 확인된 날은 아니다. 정확히는 가격발견이 실패할 정도의 투매가 발생했고, 저점에서는 매수세도 확인됐다까지다. 장중 저점에서 되돌린 폭은 의미 있지만, 되돌림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아직 모른다.
본 글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와 보도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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